우리 동네

Say Say Say 2019.09.10 09:00 |

밤이 찾아오기 전 달빛이 길을 만들어가는
이 동네의 고요함이 좋다고 생각했었지
높디높은 달동네와 냄새나는 골목길들이
딱히 그립다거나 한 건 아니었어.
어째서 거리와 하나가 되고 싶었을까

언제부터인지는 모르지만
떠들썩한 거리로 떠나고 싶었고 
어느 날 하나둘씩 그렇게 떠났지

이젠 레일밖에 남지 않은 이 광장에서
아직도 난 열차를 기다리고 있어.
우리들의 이 달동네를 기억해.
지금 남은 것은 아무도 없는 거리와
남겨진 잔해와 새로 만들어진 길과 공사현장들
지금은 아무 호흡도 소리도 느껴지지 않는 이곳
이 레일을 계속 더듬어 가면 그때로 도달할 수 있을까

레일은 녹슬어가고 달이 눈을 뜨기 시작하면
밤은 또 다시 모든 걸 덮어버리겠지.
우리가 시간속에 잊어버린 그 잔해마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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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HA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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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Say Say Say 2019.08.18 21:11 |

17살 무렵 잠깐 가출을 했지
교복바지에 아디다스 트레포일 티셔츠
여름방학 자율학습도 빼먹고 
채팅으로 친해진 너를 보려고 
무궁화호를 타고 안면도로

밤새 어두침침한 술집에서 첫 소주를 마셨지
안면도 푸른 바다 앞에서

나쁜 놈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고
썩 좋은 기억은 아닐지도 모르지만
안녕
안녕

우린 결국 이루어지지 못했지만
그래도 아주 가까워진 건 맞아
안녕
안녕


다시 심호흡을 하고 북쪽으로 향하네
너를 안면도 해안가에 남겨두고 이렇게 떠나야만 하네
안면도만은 못해도
큰 빌딩 투성이의 모든 게 바쁘게 돌아가는 곳으로

끝나지 않는 여름 속 너와 나의 꿈은
조금은 다른 내용이 되어 있었지
안녕
안녕


붉게 물든 장삼포가 그리워질 것 같아.
하지만 가장 그리운 건 아마도 네가 아닐까?
안녕
안녕
그리고 안녕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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