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히 유저와 게임사간의 거리가 필요 이상으로 가까워졌기에 일어난 사태라고 한다면 할말은 없지만 애초에 운영이 제대로 된다면 논란이 일어나진 않았겠지? 간단하게 생각해본다면 둘 중 하나인 것 같디. 운영진이 배짱이 엄청나게 좋거나, 생각이 엄청나게 없거나. 둘 중 하나가 아니라면 작금의 사태는 성립되지 않을 것이다.
회사에서 철야를 하루 한 다음에 퇴근하고 바로 KTX탔는데 바람막이 입고 갔다가 땀을 뻘뻘 흘려서 옷을 바로 갈아입어야만 했다. 집 근처에서 택시를 타고 내린 다음 목욕탕에 다녀왔다.
나름대로 유유자적하게 산다고 생각했는데 누나 눈에는 어째 영 별로 마음에 들지 않는가보다 하는 생각을 했다. 나름대로 워라밸까지는 아니어도 쉬는 시간이 많은 직장에 적당히 쓸 만큼만 벌고 사는 게 나쁘지 않은 것 같았는데 주변에서 보기 좀 그런가? 어차피 집도 있고 차도 있고 사는데 지장없으면 된거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건만. 그런 누나에게 들들 볶이는 매형에게 좀 미안해졌다. 서울로 귀환하고 나서도 날씨가 계속 찌뿌둥둥한 습기투성이에 오늘은 비가 왕창 내린다. 아열대 기후가 되어가나 보다. 이렇게 9월의 절반이 지나간다.
아직 눈이 내린다 그녀는 목소리를 바꿔가며 말을 계속 이어갔다 창문에 걸려있는 네온사인의 받침들이 희미하다 때론 그녀의 말도 받침이 들리지 않았으나 굳이 되묻지 않았다
골목으로 지나는 사람들의 소리가 잦아질 때쯤 술이 조금 남아있는 내 잔에 술을 따르며 모두 다 떠나도 그 사람은 그러지 않을 거라 믿었단다 골목에 이십 년쯤 버티고 있으면 기억들도 다 퇴색할 거라고 생각했다고
그녀의 말들이 내게 쌓인다 생생한 과거의 말들이 눈처럼 나는 말을 타본 적이 없지만 문득 눈 내리는 하늘 저 위 구름마다 말이 달린다고 생각했다 제자리에서 뛰는 말들 거기에 그렇게 있는 하늘 구름이 모이면, 하늘 가슴에 꽉 차면 말발굽에 부서지는 구름이 내리는 거라고 생각했다
계속 눈이 내린다. 나는 그녀의 말을 들으며 내 가슴에 서늘하게 쌓인 그녀의 눈이 그 얼굴이 기억나기도 전에 떠난 사람들 그런 구름들을 지우는 것이다
눈 내리는 날 창자처럼 긴 골목 깊숙한 곳 그 깊숙한 곳에 있는 그 밥집 가평 가는 버스를 타러 가는 길 취기가 분홍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