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사 없는 노래

Say Say Say 2019. 10. 20. 08:39 |

알수 없는 이 세상에 중지손가락을 세워주고
언제나 마시던 소주나 한 모금 머금어보자.
난 지금 어디에 있는가.
끌려온 새끼들의 무덤인가?
아니라면 개들로 채워진 군대라는 무간지옥?
시기와 허위와 모략이 아둥바둥 부대끼며
개인의 인간성이 말소된 채 5월에도 눈이 오는 세상?
난 어디로 돌아가야만 하는가.
그린마일을 걸어 도달한 전기의자의 싸늘함이
등 뒤에 생생하게 느껴지는 그곳?
어디인지 알지도 못할 시궁창 속에 처박힌 채로
다시 떠오르는 달을 볼 수 있는 그 어딘가?
우습게도 내게 준비된 세상은 이렇게 비참하겠지만
난 다시 움직여야만 한다.
언제나처럼 또 새로운 아침에 눈떠 절규하며 노래해야 한다.
이대로 시간이 흘러 노래마저도 잊혀지기 전에.
울려 퍼져라. 나의 가사 없는 노래

 

2006년 언젠가 군대에서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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